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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km 바다를 헤엄쳐 알을 낳고 죽는 물고기, 장어의 신비

센드라 2025. 7. 22. 14:59

장어 그림
신비한 물고기 장어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살아가는 생명체, 장어.
우리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기는 이 물고기가 이토록 신비로운 존재라는 걸 아시나요?

오늘은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과학자들도 아직 모든 걸 알지 못한 물고기,
장어의 놀라운 삶과 비밀에 대해 소개합니다.

 

🧬 장어는 어디서 태어날까?

마리아나 해구 지도
장어의 고향 마리아나 해구

  • 한국에서 잡히는 장어는 대부분 **일본장어(Anguilla japonica)**예요.
  •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장어는 한국이나 일본 근처에서 태어난 게 아닙니다.
  • 바로 수천 km 떨어진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근처 깊은 바다에서 태어나요.
  •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장어는 **투명한 유리처럼 생겨서 '글라스 일(Glass eel)'**이라 불립니다.

글라스 일, 새끼 장어 떼
글라스 일, 새끼 장어 떼

 

🌊 어떻게 민물까지 오나?

바다속에서 이동하는 새끼 장어떼 일러스트
글라스 일, 새끼 장어떼

  • 글라스 일은 해류를 타고 무려 2,000~3,000km를 이동합니다.
  • 민물의 냄새, 해류의 방향,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면서 강의 하구를 찾아옵니다.
  • 이 과정은 과학자들도 아직 100% 설명하지 못한 신비한 본능이에요.

 

🏞️ 민물에서는 혼자 살아간다

방에서 혼자 핸드폰 보고있는 장어 일러스트
혼자 노는 장어

  • 민물에 도착한 장어는 각자 흩어져 단독 생활을 합니다.
  • 낮에는 돌틈, 진흙 속에 숨어 있고
  • 밤이 되면 조용히 먹이활동을 해요.
  • 다른 장어와 어울리거나 떼를 이루지 않으며, 완전히 혼자 사는 은둔형 생물입니다.

 

🔁 그런데 인생은 단 한 번의 여행을 위해 준비된다

고향으로 떠나는 은장어떼 일러스트
드디어 고향가는 장어들

  • 장어는 민물에서 수년~십수 년을 보내며 에너지를 비축합니다.
  • 어느 날 몸이 변해 ‘은장어(silver eel)’로 바뀌면
    → 먹이를 끊고
    → 수천 km 바다 여행을 시작합니다.
  • 이 여행은 먹이도 없이, 1년 가까이 이어질 수도 있어요.

 

🐣 그리고 단 한 번 알을 낳고, 생을 마친다

  • 장어는 살면서 단 한 번만 번식합니다.
  • 마리아나 해구 근처 깊은 바다에 도착하면
    → 암컷은 수백만 개의 알을 낳고
    → 수컷은 그 위에 정자를 뿌립니다.
  • 그리고 곧 모든 장어는 죽습니다.

 

🧠 지금까지도 촬영된 적 없는 순간

  • 장어가 실제로 산란하는 장면은 아직 단 한 번도 촬영된 적이 없습니다.
  • 과학자들은 위치추적기, 유전자 분석, 실험적 관찰을 통해
    → 그 경로와 생태를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을 뿐이에요.
  • 장어는 지금도 **'현대 과학이 아직 직접 목격하지 못한 생명의 의식'**을 가진 생물입니다.

 

🍽️ 그래서 장어를 먹으면 기운이 나는 걸까?

장어구이 음식 사진
장어구이

  • 네, 기분 탓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 장어는 몸속에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아르기닌, 비타민 A·B군 등을
    번식 여행을 위해 고농도로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 그래서 장어를 먹으면 몸이 뜨거워지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고,
    여름철 피로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 바다는 넓지만, 장어의 산란지는 단 두 곳뿐?

  • 지금까지 확인된 장어의 자연 산란지는
    1. 마리아나 해구 근처 바다 (일본장어, 한국장어 등)
    2. 사르가소 해 (유럽장어, 미국장어)
  • 수온, 염도, 수심, 해류, 자기장 등 복잡한 조건이 딱 맞아야만 장어는 그곳을 ‘산란지’로 인식합니다.
  • 인간이 다른 곳을 인공으로 만들어줘도, 장어는 그걸 산란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 유명한 버뮤다 삼각지대가 사르가소 해 안에 위치합니다.

 

🧭 장어는 집단으로 움직인다

  • 장어는 산란지로 향할 때도, 민물로 올 때도 떼 지어 움직입니다.
  • 하지만 딱 붙어 있는 ‘물고기 떼’ 형태가 아니라
    해류를 따라 일정 거리로 흩어진 긴 행렬처럼 이동해요.
  • 민물로 돌아올 때는 글라스 일이 밤마다 하구로 몰려와
    → “은빛 유령 떼”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먹장어, 붕장어도 다 같은 장어일까?

장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종종 “그럼 꼼장어도 장어지?”, “붕장어랑은 뭐가 달라?”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가 ‘장어’라고 부르는 생물들 중, 진짜 장어는 따로 있습니다.
✅ 오늘 글의 주인공인 **민물장어(일본장어, 뱀장어)**만이
진짜 ‘뱀장어목(Anguilliformes)’에 속하는 진짜 장어예요.

민물장어, 붕장어 비교 그림
민물장어, 붕장어

 

🧬 장어처럼 생겼지만 ‘다른 종’인 장어들

먹장어, 붕장어, 갯장어 일러스트
먹장어, 붕장어, 갯장어

 

① 🐍 먹장어 = 꼼장어 (학명: Eptatretus burgeri)

  • 겉모습은 장어지만, 물고기도 아닙니다!
  • ‘원구류’라는 아주 원시적인 해양동물로,
    턱도 없고, 뼈도 없고, 이빨도 없는 생명체예요.
  • 죽은 고기에 달라붙어 먹는 청소부 역할,
    → 점액을 뿜어 방어하는 생존의 달인입니다.
  • 우리가 흔히 먹는 **불꼼장어(불꼼)**는 바로 이 먹장어입니다.

② 🐟 붕장어 = 아나고 (학명: Conger myriaster)

  • 초밥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나고붕장어입니다.
  • 바다에 사는 장어지만, **뱀장어와는 다른 과(Conger과)**에 속합니다.
  • 민물로 가지 않고,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살다가 바다에서 번식합니다.
  • 뼈가 많지만 지방이 적고 담백해서 초밥, 튀김, 국물 요리에 많이 쓰입니다.

③ 🐉 갯장어 = 하모 (학명: Muraenesox cinereus)

  •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하모(鱧)**도 사실은 갯장어라는 별개의 종이에요.
  • 이빨이 날카롭고 공격성이 있어 **‘바다의 도마뱀’**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 역시 뱀장어목은 아니고, **갯장어과(Muraenesocidae)**에 속합니다.

 

📌 요약 정리 – 진짜 장어는 누구?

이름생물학적 분류진짜 ‘장어목’?주요 특징
민물장어(일본장어) 뱀장어목 Anguilla ✅ 진짜 장어 민물↔바다 이동, 한 번 번식 후 죽음
먹장어(꼼장어) 원구류 ❌ 전혀 다른 생물 턱·뼈 없음, 점액 분비
붕장어(아나고) 바다장어과 바다만 살며 담백한 맛
갯장어(하모) 갯장어과 날카로운 이빨, 바다 고단백 식재료
 

 

 

💡 왜 다 장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 모두 몸이 길고, 미끈하고, 뱀처럼 생겼기 때문이에요.
  • 그래서 외형상 ‘장어처럼 생긴 생물들’을
    통틀어 장어라 부르지만,
    실은 유전적으로, 생태적으로 완전히 다른 종들입니다.

 

장어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서로 다른 생물들의 이름이 섞인 ‘장어계 족보’ 같은 거예요.
진짜 장어는 오직 **한 번만 번식하고 죽는 장거리 여행자, 민물장어(뱀장어)**입니다.

 

💬 마무리하며

바다속 장어 헤엄치는 그림
신비한 장어의 인생

 

장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고기와는 완전히 다른 생명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단 한 번의 번식을 위해, 몸 전체를 연료로 태우고, 모든 것을 걸고 바다로 떠나는 생물.

우리가 장어를 먹고 "기운이 난다"고 느끼는 건,
어쩌면 그 생명 안에 깃든 강력한 생존의 에너지
우리 몸이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신비한 물고기,
장어의 진짜 삶을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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