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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자주 눈에 띄는 말차? – 말차(가루녹차?)의 정체

센드라 2025. 6. 8. 20:47

최근 몇 년 사이, 말차 라떼, 말차 케이크, 말차 아이스크림 등 말차를 활용한 음식과 음료가 일상 속에 부쩍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다소 생소했던 말차라는 단어가 이제는 카페나 마트, 베이커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워드가 되었는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된 이 말차는 도대체 어떤 차일까요? 그리고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걸까요?

말차라떼, 말차케잌, 말차아이스크림
말차 음료, 디저트



이번 포스팅에서는 말차의 의미와 기원, 한국과 일본에서 말차가 각각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말차란 무엇인가요?

말차(抹茶)는 말 그대로 '갈아서 만든 차'입니다.
보통의 녹차는 잎을 따서 말린 후 뜨거운 물에 우리지만, 말차는 차잎 자체를 곱게 갈아낸 가루를 그대로 물에 타 마십니다. 즉, 차 성분 전체를 섭취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차는 특히 그늘에서 자란 ‘연차(碾茶)’라는 잎을 사용합니다. 수확 전 몇 주간 차밭 위에 차광막을 쳐 햇빛을 차단하면, 엽록소가 풍부해지고 쓴맛이 줄며, 테아닌이라는 긴장을 완화하는 성분이 더 많이 생성됩니다. 이렇게 재배한 잎을 찐 뒤 말리고, 줄기와 잎맥을 제거하고 곱게 갈아 말차로 만들게 됩니다.

이런 제조 과정 덕분에 말차는 녹차보다 색이 훨씬 진하고 맛도 부드럽고 감칠맛이 납니다. 또한 카페인과 테아닌이 함께 들어 있어, 정신은 맑게 깨어 있으면서도 마음은 편안해지는 독특한 효과를 줍니다. 그래서 예부터 선승(禪僧)이나 수행자들이 집중을 위해 애용했던 차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 말차의 기원과 역사

말차의 기원은 **중국 송나라(960~1279)**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는 차잎을 덩어리로 굳혀 가루로 만든 뒤 뜨거운 물에 풀어 마시는 **‘점다법(點茶法)’**이 유행했습니다. 지금의 말차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이러한 송나라의 가루차 문화는 고려 시대에 한국에도 전해졌습니다. 궁중 제사나 불교 의식에서 점다법이 쓰였다는 기록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후 **명나라(14세기)**가 들어서면서 차 문화에 큰 전환점이 생깁니다. 명나라 초대 황제 주원장은 복잡한 가루차 문화를 폐지하고, 간단히 잎을 우려 마시는 **잎차(우림차)**를 장려합니다. 이후 조선 역시 덖음차 중심의 실용적 차문화로 전환하며, 점다형 말차는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반면 일본은 달랐습니다. 송나라에서 유학했던 선종 승려들이 가루차 문화를 일본에 들여왔고, 이것이 일본 내에서 무사 계급과 선종 불교를 중심으로 독자적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처럼 말차는 중국에서 사라졌고, 한국에서는 뿌리를 못 내렸으며, 오직 일본에서만 살아남아 **정제된 다도(茶道)**로 꽃을 피우게 됩니다.

✅ 왜 한국에서는 말차가 정착하지 못했을까요?

말차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유교 중심 사회로의 전환
조선은 유교 이념을 국가의 근간으로 삼았고, 불교는 억압 대상이었습니다. 차 문화는 본래 불교 의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조선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차에 대한 관심도 약화되었습니다.

스님이 차를 마시려고 준비 중
다도



실용주의 문화
조선의 선비들은 군더더기 없는 절제와 실용을 중시했습니다. 복잡한 준비과정이 필요한 말차보다는, 단순하게 덖은 찻잎을 우려 마시는 덖음차가 더 잘 맞았습니다.

사회적 관심과 수요 부족 → 생산 기반이 발전하지 못함
말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차광 재배, 텐차 가공, 맷돌 분쇄 설비 등 고도화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지도층이나 학자 집단 사이에서 말차에 대한 선호나 수요 자체가 작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생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말차는 제도적·산업적으로 정착하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즉, 말차가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그 문화를 유지하고 확장하려는 사람들의 필요와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 일본에서는 왜 말차가 크게 발전했을까요?

반면 일본은 말차가 문화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선종 불교와 무사 계급의 후원
일본 무사 계급은 선종 불교를 중요시했고, 말차를 수행의 일환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조용히 차를 마시며 정신을 집중하는 의식은 무사들에게도 맞았고, 이는 곧 무사 계급의 교양이 되었습니다.

센노 리큐(千利休)의 다도 완성
16세기 다도계의 센노 리큐는 소박함, 절제, 무아의 정신을 담은 **와비차(侘茶)**를 창시합니다. 말차는 이 다도 문화의 중심이 되었고, 오늘날까지 일본 전통문화의 상징처럼 자리 잡게 됩니다.

정치적·문화적 제도화
에도 시대 이후, 다도는 정치권력과 연결되며 형식화되고 교육화됩니다. 말차를 마시는 법, 그릇, 자세까지 모두 정형화되어 전통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았고, 현대 일본에서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요즘 말차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선글라스를 낀 여성이 말차 음료를 마신다
말차 유행


요즘 말차가 카페와 SNS에서 자주 눈에 띄는 이유는
해외 셀럽들이 말차 라떼나 말차 디저트를 들고 찍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초록색이 주는 이미지적 매력’이 먼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시작인것 같습니다.
선명한 녹색, 부드러운 거품, 고급스러워 보이는 차 문화의 느낌까지—
이 모든 요소가 맞물려, 말차는 건강 음료이면서 동시에 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웰빙, 집중력, 카페인 대체 등 기능적인 요소가 자연스럽게 결합되며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죠.

카페인과 테아닌의 이상적 조합: 집중력 향상 + 마음의 안정

항산화 성분 풍부: 피부 개선, 노화 방지 등 건강 효과

다양한 활용도: 음료,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뷰티 

✅ 마무리하며

말차는 오랜 역사를 가진 가루차 음용 방식 중 하나입니다. 
일본에서는 문화로 정착되고 성행했지만,
우리 선조들은 말차가 가진 그 복잡함과 형식성보다는,
덖음차처럼 더 간편하고 담백한 방식의 차 문화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말차는 다시 사람들의 ‘픽’을 받고 있습니다.
건강음료, 디저트, 뷰티 제품 등 다양한 소비 형태로 변주되며
‘말차’라는 이름이 마치 하나의 트렌드처럼 떠오르고 있죠.

어쩌면 이런 모습은, 예전에 잠깐 반짝 유행했던 탕후루처럼
일시적인 소비 트렌드로 끝날 수도 있고,
반대로 시대의 취향에 맞게 우리 식으로 다시 자리 잡을 수도 있겠습니다.
말차가 단순한 유행으로 스쳐갈지,
아니면 다시 우리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그 흐름을 지켜보는 일도 참 흥미롭습니다.

말차와 탕후루
말차와 탕후루



참!!
말차에는 생각보다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커피 못지않은 카페인 양에 더해, 테아닌이 들어 있어 마실 땐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체질에 따라서는 오후 늦게 마셨다가 잠을 설칠 수도 있습니다.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은 말차를 단순한 건강 음료나 과일주스처럼 가볍게 보기보다는,
섭취 시간과 양을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